여행이야기

제주 올레길도보여행 6일차(4/8) (남원항-온평리)

낙안재 2025. 4. 11. 13:47

제주 올레길도보여행 6일차(4/8) (남원항-온평리)

 

오늘 도보여행은 병마에 힘들어 하고 있는, 45년전 제자 김연실의 쾌유를 위하여 걷는다.

 

남원읍사무소에서 10시 출발, 동쪽으로 계속 걷는다. 지금까지는 날씨가 참 좋았는데, 오늘은 바람이 엄청 세다. 다행인 것은 앞바람이 아니고 뒤에서 불어주니 내게는 오히려 고마운 바람이다.

모자끈을 단단히 묶고 출발한다.

어제까지는 해변이 아기자기 재미났었는데, 오늘은 바람에, 파도에, 해안선도 단조롭다. 그래도 물빛은 영롱하다.

어제부터 컨디션이 좋아 걷기가 수월했는데, 오늘도 다리가 쑥쑥 나아간다. 시작이 2시간 늦었으니, 많이 걸어도 30키로 정도 생각하고 걷는다.

원래 계획은 표선해수욕장 까지 걷기로 했지만, 너무 가까워 가는데 까지 더 가야지.

12시쯤 표선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17키로쯤 되었고, 중국집에서 짬뽕밥 한그릇으로 속을 채웠다.

표선해수욕장의 규모를 보니, 이렇게 넓은 모래장은 첨본다. 모래도 좋고. 表善이란 말은 의 표상이란 말인데, 마을 이름도 좋고, 해수욕장도 맘에 쏙 든다.

고기양식장에서 배출하는 물가에 왜가리 십여마리가 자리 잡고 있다. 먹을게 있는 모양이다.

해녀의 숨비소리가 들려 둘러보니, 대여섯명 해녀가 물질을 하고 있다. 오랜만에 듣는 숨비소리.

걷는 길에 눈에 띄는 것이 왜적의 침입을 막기위한 환해장성이 있고, 6.25참전기념비도 보인다. 무사고를 기원하는 해신당도 있고.

오늘은 1차 도보여행을 마무리하는 날이다. 표선에서 10여키로 더 걷고 조금 일찍 마무리한다. 온평까지 오니 딱 30키로다. 이번에는 여기까지 걷고, 2차는 온평에서 함덕까지 걷기로 한다. 남은 거리가 한 80키로가 조금 더 되려나.

멀리 해무속에 성산 일출봉이 보인다.

 

건데 제주 바다는 어디에 앵글을 갖다 대어도 그냥 작품이 된다. 세계 어디를 가도 드물다, 이런데.

 

21년도 휴전선길을 걸을 때, 7부 바지 입었더니, 노출된 장딴지가 빨갛게 익었었는데, 이번에 티셔츠 소매를 걷고 걸으니 팔뚝이 또 빨갛게 익었다. 내 팔 다리, 고생이 많다. 우짜겐나, 이겨내야지.

 

오늘코스:남원포구-표선포구-온평초등학교.

거리: 30키로(누적 200키로)

 

어제 연실에게 도보여행 사진을 보냈더니, 아침까지도 열어보지 않는다. 더 심해지지 않았나 은근히 걱정이 된다.

빨리 나아야 할텐데. 옛날의 그 발랄함을 되찾아 쾌유하기 바란다.

 

저녁 식사는 함덕의 돼지고기 전문점에서 애들과 함께.

 

팔뚝이 익었다.
왜가리떼.....
표선해수욕장
해녀들의 숨비소리....
멀리 보이는 성산 일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