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

2024년 기억에 남는 일, 열가지.

낙안재 2024. 12. 31. 15:11

2024년도

한 해를 보내면서 올해도 이러저러한 일들이 많이도 있었지만,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일들을 열가지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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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통영가족여행

첫째날(1. 5)

올해 가족여행을 통영으로 잡은 모양이다. 첨엔 차를 가져가려 했지만 며칠 사이 꿈자리가 엉망이다. 마음을 접고 고속버스로 가기로 했다.

동서울에서 1030분 버스를 타고 통영에 도착하니 4시가까이 되었다. 장성 애들은 벌써 도착해 있다. 통영 금호리조트. 바다를 앞으로 끼고 자리 잡은 리조트의 전망이 끝내준다. 신서방이 잡았단다. 그런데 부대 사고로 인해 새벽에 부대로 돌아갔단다. 계획을 세운 주인공이 떠나 버렸다.

리조트에 도착한 후 해변가를 한 2키로 걸었다. 멀리 등대낚시공원까지 갔다 왔다. 잘됐다. 낼은 이곳에서 낚시를 해야겠다.

리조트로 돌아 오니 해가 진다. 애들이 고기를 준비해와 구워먹었다. 애들이 잘 먹는다. 나도 안주가 좋다고 소주도 맛있게 하고. 햇반에 곰탕국물하고 저녁을 잘 먹고 잤다.

둘째날(1. 6)

두 번째 날은 나는 낚시를 하고, 애들은 사우나를 한단다. 리조트에서 낚싯대를 15000원에 임대해서 들고 낚시공원으로 갔다. 입장료가 2만원인데, 경로우대를 적용해 14000원만 달란다. 늙은 것이 좋은 것인가. 원투낚시라는데 바다낚시를 해보지 않아 물어물어 낚시를 담갔다. 소식이 없다. 얼마 후 옆에 한가족 5명이 낚시를 왔는데, 이들은 손바닥만한 고기를 연방 잡아 낸다. 옆에 가서 알아 보니 깊에 따라 노는 고기가 다르단다. 여기는 학꽁치가 많이 나오는데 수심 1m-1.5m 정도에서 잘 나온단다.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낚시를 담갔으니 고기가 나올 리가 있나. 지난 번 갈치낚시를 할 때도 수심을 잘 몰라 몇 시간을 공쳤는데, 이번에도 다른 채비를 가져가지 않아 졸복 두 어 마리하고 게 한 마리 잡았다. 다음에는 사전에 충분히 정보를 수집해서 실적을 올려야 겠다.

오후에 진주 애들이 오는 시간에 맞춰 리조트로 돌아왔더니 애들이 도착했다. 시간이 일러 해변 산책을 하고 저녁에 8식구가 식사를 했다. 준비해 온 생선회와 쇠고기를 막고 생일이라고 케이크도 자르고. 술도 많이 먹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쉬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숙소는 신서방이 얻고, 생선회와 고기는 진주 애들이 준비해 왔단다. 어쨌던 즐거운 저녁이었다.

셋째날(1. 7)

날씨가 좋아 일출이 그림이다. 740분쯤 일출을 보고 아침으로 역시 햇반과 안동곰탕을 먹었다. 속 풀이를 잘했다.

원래 통영에서 다시 고속버스로 올라가려 했었는데, 장성 애들이 집에 데려달란다. 운전이 미숙하다고. 어쩌나 이쁜 애들을 데려주어야지. 버스표를 취소하고 어제 새벽에 itx표를 예매했다. 일요일이라 표가 다행히 딱 3장이 남아 있어 얼른 예매를 할 수 있었다.

12시반쯤 장성에 도착하여 동태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음식점이 참 깨끗하고 음식이 정갈했다. 친절한 것도 말할 필요도 없고. 동태탕에 정갈한 반찬이 10가지다. 맛있게 먹었다.

애들의 배웅을 받으며 28분 기차를 타고 출발했다. 용산에 도착하니 540. 바로 소요산행 전철이 연결되었다.

오면서 군부대 회관에서 삼겹살 저녁식사를 하고 집에 왔다. 집이 얼어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훈훈하다.

23일 동안 즐거운 가족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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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

속초 가족여행(1. 30-2. 1 )

장성 애들이 122일 왔다 한 열흘쯤 있다 간 거 같다. 날씨가 워낙 추워 한 동안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만 있다가 떠날 때쯤 속초 설악산을 다녀 왔다.

123일이 가원이 생일이니 이 녀석 도착하자마자 선물 타령이다. 연서는 졸업했다고 선물 타령이고... 두 녀석에게 현금으로 입을 막았다.

130일 속초로 출발해서 속초 저희들 집에 들렀다 횟집에서 회를 뜨고 매운탕을 준비해서 가족호텔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다음 날은 연서와 같이 설악산 양폭대피소까지 등산을 하고, 다른 가족은 온천에 다녀 오기로 했다. 양폭까지 거리가 지도상에 6.6키로니 왕복 13키로가 넘는다. 애가 죽겠다고, 힘든다고, 다리 아프다고, 업어 달라고 난리다. 비선대까지 만원, 양폭까지 2만원, 무너미까지 3만원을 주기로 했는데,결국 양폭까지 3만원으로 하려다 통사정하는 바람에 5만원으로 올랐다. 애한테 쓰는 돈 아까울게 뭐있나.....그래도 잘 다녀왔다.

저녁에는 닭강정을 두 통 사와 같이 먹었다.

다음 날 올라오는 날인데 일기예보가 폭설이 온단다. 시간을 보니 7시부터란다. 눈오기 전에 출발하려고 새벽에 애들 깨우고 가볍게 식사하고 출발하였다. 다행히 눈을 만나지 않았다. 다행이다. 집에서 푹 쉬고 22일 부산 친가로 출발했다. 올 때 반갑고 갈 때는 더 반갑다지만 얘들은 갈 때도 참 섭섭하다. 이쁜 놈들.

이번 겨울도 애들과 재미있게 애들과 지냈다.

설악 양폭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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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야기

화접 제자들 집에 옴.(5. 11)

선정이 동문회에 나가 친구들을 만나고 새롭게 만난 친구들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이 친구들 만난 것이 1980년 이니까 벌써 45년이나 된 친구들이다. 50대 중반을 넘어가는 친구들. 옛날 어릴 때 추억을 가슴에 가득 담고 와서 몇 시간 그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보냈다. 고마운 친구들.

고기도 사고, 과일도 사고, 꽃도 사고..... 고맙기 그지 없다.

바깥에는 비오고, 바람불고..... 보일러 좀 올리고, 난로를 피웠더니 오히려 덥다고 난리다.

옛날에 매 맞은 이야기부터 철봉하던 이야기, 노래하던 이야기, 힘들었던 이야기..... 내가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부끄러운 이야기가 한 둘이 아니다.

고기도 많이 먹고, 술도 많이 먹고 돌아갔다. 언제 또 다시 볼 날이 있을란지 모르겠다. 고맙다 얘들아. 선정, 재순, 연실, 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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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이야기

성기문, 정병문 만남.(5. 23)

올 봄에 우연히 만난 기문, 그리고 병문이. 한 친구는 롯데백화점장 출신이고, 한 친구는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그런데 둘 다 내가 가르치지도 않은 친구들이고.

초임지인 산현에서 이 친구들은 내가 담임했던 아이들의 2년쯤 후배가 되는 아이들이었다. 기문은 운동을 잘하여 군대회에 자주 나갔었고, 아마 그때 나와 같이 운동을 했고, 그래서 기억이 남았을 거다. 병문은 나의 하숙집 둘째 아들이었고. 대전 카이스트에 재학했던 병문을 그때 결혼했을 때 우연히 만났던 거 같다.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그 당시 결혼할 때 내가 서각을 선물했던 모양이다. 만나서 사진을 보여주는데 그 때 서각 사진이다. 그 후 미국유학을 떠난 이후 소식이 끊어졌다.

기문이 초등학교 5학년때 서울로 전학을 왔는데, 대광으로 진학을 했던 모양이다. 점장으로 은퇴하고 합창단을 찾다 포스메가로 들어오고. 그래서 그 전 활동 앨범속에서 나를 발견하여 수소문하여 연락하게 되었다. 기문은 동기인 병문과도 연락이 되고. 사람의 인연이 참 묘하다.

지난 여름에 한 번 식사를 하였는데, 년말에 다시 종로에서 만났다.

기문은 광교의 아파트를 매매했다고. 소문과 같이 엄청 높은 가격으로.

병문은 담당과에서 선배교수가 한사람 밖에 없는 최고 선배교수인 모양이다.

식사하면서 옛날 이야기부터 요즘 이야기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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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이야기

지리산 등산.(6. 18)

담재와 이교장, 그리고 일보 대장과 같이 지리산을 올랐다.

하루 전에 민박집에서 자고 아침은 거북이 식당에서 쇠고기 시래기국으로 먹었다. 담재는 협심증으로 어려서부터 약을 먹어면서 치료를 하였는데, 퇴직 후 서울 둘레길을 벌써 40회가 넘게 돌아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그래서 3년전에는 대청봉을 오를 수 있었고, 이번에는 지리산에 도전을 한 것이다. 이교장 역시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다가 요 근래 담재와 함께 서울둘레길을 걷고 있는데, 이 사람 역시 벌써 몇 회 돌은 것 같다.

식당에서 인상 좋은 아줌씨가 싸 준 김밥 4인분을 싸 들고 출발했다.

전에는 중산리에서 바로 걸어서 올라갔는데, 법계사를 오르는 신도를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한단다. 마침 잘 됐다. 8시에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더니 더 들어 설 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이 꽉 찼다. 환경교육원까지 버스로 올라 그곳에서 걷기 시작했다. 3키로 벌었다.

법계사까지 3.3키로. 810분에 출발하였다. 생각보다 경사가 높지 않아 두 사람이 잘 걷는다. 법계사부터 천왕봉까지는 약 2키로. 이 코스 경사가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다. 반쯤 오르면 고사목이 나타나고, 높은 산에 사는 산새의 청아한 맑은 소리가 먼지에 찌든 가슴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거기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코발트빛 푸른색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다. 중부지방은 올해 들어 가장 기온이 높다고 하는데,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거침없이 펼쳐지는 경관에 속이 탁 트인다. 오르막 5.3키로에 수없는 데크 층계를 모두 잘 오른다. 70대 중반의 늙은이?들이 겁도 없이 잘도 오른다. 작년에 오르고 이번에 두 번째다. 로터리대피소는 수리 중이고 헬기가 쉼없이 건축자재를 싣고 나른다. 처음 헬기소리가 들릴 때는 사고가 났나 했었는데, 공사를 하고 있다.

법계사 일주문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계속 오른다. 예쁘게 나이 든 할메 두사람이 내려온다. 벌써 내려오나 싶어 말을 건냈더니 지리산 종주중이란다. 육십대 중반쯤이나 되었을까, 참 건강해 보이고 이쁘게들 나이들었다. 내려 오는 산객들 대부분이 중주중인 사람들이다.

평일이라 천왕봉에 오르니 산객들이 많이 않다. 주말이면 정상 인증을 하려면 몇 십분을 기다려야 할 텐데, 사람이 적어 바로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하였다.

정상석 바로 뒤편 공터에서 준비해 간 점심을 먹었다. 눈치를 봐가며 정상주도 한 잔 하고.

하산은 그냥 법계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좋은데, 장터목코스로 내려 오는 것은 재석봉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길이 편하기 때문이다. 좋은 그림을 많이 담았다. 영롱한 산새들의 소리는 지금도 머릿속에서 들리는 듯하다. 장터목까지 1.7키로. 경관이 좋고 내리막으로 힘드는 줄 모르고 내려 온다.

장터목대피소는 전에도 느낀 것이지만 화장실 냄새가 너무 심하다. 대피소 전체가 냄새로 찌들었다.

간식먹고 잠시 쉬고 하산을 시작했다. 중산리 탐방안내소까지는 5.2키로. 정말 지리한 돌길 내리막이 계속 이어진다. 평지 5키로라면 별거 아니겠지만 온통 돌계단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참으로 힘들다. 내려 오는 지인들이 이 길에서 많이들 지쳤다. 가도가도 끝이 없이...... 4시 반에 중산리탐방안내소에 도착했다. 녹초가 되었다. 다들. 아침을 먹으며 일보대장이 핸드폰을 식당에 두고 와 오르면서 식당으로 전화해보니 마침 주인이 가지고 있다. 하산해서 핸드폰을 찾고 진주로 향했다. 사천이나 여수쯤으로 바닷가로 갔으면 했었는데 너무 멀다. 가까운 진주 모텔에서 짐을 풀고 샤워하고 횟집으로 하산주하러 갔다.

땀 흘리고 산행을 한 후라 뭔들 맛있지 않으랴. 모듬회를 시켰는데, 바닥에 깔아 놓은 것이 아니고 뭉떵뭉떵 수북하게 회를 내놓아 소맥과 함께 실컷 먹었다.

나이 들어 지리산에 처음 도전한 두 사람이 참 수고했고, 대견하다. 오래도록 건강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가끔 산행을 하겠지만 이렇게 즐거운 산행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지혜로울 , 다를 . 다름을 아는 지혜? 의미가 철학적이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 뜻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놓은 산을 다녀옴에 큰 자부심과 즐거움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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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이야기

포스메가 제30회 공연(7. 17)

2014년부터 시작한 포스메가 남성합창단 공연을 2019년 까지 하다, 2020년 코로나 사태로 활동이 중지가 되었다. 그러던 중 일부 외부활동이 재개되고, 합창단 공연도 재개되어 2023년부터 다시 시작하였다. 그러나 다시 밤 중에 다시 다니기가 엄두가 나지 않아 활동을 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러던 중 올해가 포스메가 공연이 30회가 되어 성대하게 치런다 하여 다시 연락이 오고, 나도 마지막 끝맺음을 확실히 하고 싶어 올해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3월부터 다시 합창 활동을 시작하였다. 올해 공연이 717일 이니, 5개월 활동을 하면 된다. 몇 달 걸리지 않으니 다행이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참으로 반가운 일이 옛날 산현의 성기문이 포스메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야기를 들어 보니 대광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에서 은퇴를 하고 포스메가에서 작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우연한 일이 또 있을까.... 어쨌던 몇 달동안 같이 활동을 하였다. 그러면서 이화여대 교수로 있는 정박사도 만나고.

불과 4개월 연습하고 공연을 하게 되었다. 예술의 전당 공연은 7번째이다.

상임지휘자인 강기성지휘자, 그 이전 상임이던 김홍식지휘자, 그리고 30회 동문인 차영회지휘자까지 3인의 지휘자와 함께 모두 16곡을 공연하였다. 연습 기간이 짧아 걱정도 많이 했지만 단원들이 정신을 반짝 차려 공연에 임해서겠지만 공연이 참으로 성공적이었다. 곳곳에서 좋은 평가의 소리가 들렸다. 청중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담재선생과 조교장외 1, 선정과 재순, 근정의 친구 모녀, 그리고 우리 가족들 모두모두 고마웠다.

오세정회장, 김낙인목사, 이경종목사, 서영수장로 내외, 이형철, 최권형, 최규갑 등 22친구들도 고마웠고.

10시나 되어 마치고 나오니 장맛비가 계속 나린다. 반쯤 오니 엄청 따라 붙더니 차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 집에 도착하니 거의 12시가 다 되었다. 애들은 야식을 먹고, 나는 소맥 두어병 먹고 잠이 들었다.

어제 오늘 몸살끼가 있어 엄청 걱정을 했었는데, 무사히 행사를 마치게 되어 다행이다. 한가지 제일 중요한 일. 돋보기를 챙긴다고 챙겼는데, 공연장에서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곡을 다 외우긴 했지만 돋보기가 없으면 엄청 불안하다. 남들에게 이야기도 못하고 공연을 하였지만 그래도 무사히 잘 마무리 하였다. 큰일이다. 자꾸자꾸 잊으니 어쩜 좋단말인가.

일하 일행 만나지 못하고 그냥 갔고, 정박사의 부인도 선물과 꽃다발을 가지고 왔다 만나지 못하고 그냥 갔는데, 선정과 재순이 꽃다발과 거기다 백화점 선물권까지 가지고 와 전하고 간다. 어쨌던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나의 인생에서 이런 친구들이 있어 참 큰 복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포스메가 활동을 마무리 하기로 하였다. 아쉬운 마음이 없지도 않지만 이젠 끝내고 또 다른 활동을 찾아야 되겠다.

잘 끝내서 참으로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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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이야기

자당과 설악산 관광(8. 22-23)

찜통더위를 거의 다 지나고 어딘가 여행을 다녀와야지 하다 속초쪽으로 다녀오기로 했다.

아침 10시에 출발해서 센터에서 휠체어를 빌리고, 설악동에 도착하니 오후1시쯤이 되었다. 늘 같이 먹던 황태해장국집을 갔더니 오늘 쉬는 날이란다. 어쩔수 없이 옆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맛이 영 아니다. 볶음 반찬은 맛이 그런대로 괜찮은데, 주 메뉴 해장국이 영....

설악동에 주차하고 휠체어를 타고 통일대불쪽으로 이동. 노인네가 깜짝 놀란다. 이렇게 큰 불상을 첨 보시는 모양이다. 합장하고 기도하고. 불상의 뒤쪽으로 돌아가니 불상의 지하에 법당이 차려져 있다. 에어컨을 틀어놔 시원하기도 하지만 노인네가 엄청 신기해하시고 좋아하신다. 엎드려 복을 빌고, 시주하며 복을 빌고, 銅鐘을 치며 복을 빌고. 보살에게 인사도 깍듯이 하고.

나와서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옮겼다. 휠체어 보관을 어찌 해야 하나 했었는데, 케이블카에 같이 탈 수 있단다. 다행이다. 노인네가 이 케이블카는 첨 타보시는 모양이다. 아까 가본 통일대불이 발아래 까마득히 보인다. 신흥사도 한쪽에 예쁘게 앉아 있고, 건너편에 울산바위도 늠름하다. 자당은 승강장 밖 데크에 앉아 쉬고, 우리 내외는 권금성 정상까지 다녀왔다. 산바람이 대단하다. 올라온 사람이 꽤 많다.

97세 노인네가 여기까지 올라 오시다니 참 대단한 건강이다.

내려와 설악가족호텔에 도착 고부는 샤워를 하시고 나는 횟집으로 가서 이거저거 한 아름 사왔다. 우럭, 쏨뱅이, 청복어, 광어. 도시락 3개가 가득이다. 매운탕과 공기밥 3, 막걸리 3. 3명이 실컷 먹었다.

 

8. 23

10시쯤에 호텔을 출발해서 속초대관람차 놀이터로 갔다. 주차하고 바라 보니 대형 원형관람차가 규모가 엄청나다. 셋 다 노인이라 할인을 받고 차에 올랐다. 계단이 30여개 되는데, 노인이 잘도 오르신다. 올라서 한 바퀴 도는데 한 15분 정도 걸린다. 멀리 동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 온다.

영랑호는 속초를 올 때마다 들리지만 호수 주변을 한바퀴 돌면 좋겠지만, 햇빛이 너무 뜨거워 출렁다리의 반까지만 같다 돌아왔다. 주변이 참 깨끗하고 이쁘다. 영금물회집에서 모듬 물회 이인분을 시켜 셋이서 먹어도 양이 충분하다. 맛도 괜찮고, 어제 설악동 황태해장국은 음식도 아니다.

점심을 먹고나니 12시가 조금 넘었다. 집에 오니 오후 3시반. 노인네 침대에 누워 깊은 잠 드셨다. 힘 드셨겠지. 그래도 알차게 12일을 보냈다. 언제 또 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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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이야기

10. 7 34회 동은서예전

동두천지구에서 강건남선생님과 함께 서예 공부를 한 사람들이 서예전을 하는데, 그게 벌써 34회나 된단다. 햇수로는 38년이나 되었다고.

나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참여한다.

작년에는 이충무공 시 한 점을 출품했었는데, 올해는 시경의 글 한 점과, 도덕경의 글 한 점, 모두 2점을 출품하였다.

첫날은 성기문이 먼 거리를 마다치않고 참석을 해 주었고, 마지막 날에는 조태우, 이승철, 이삼갑, 전점수, 황선정이 구경을 왔다.

선정이 축하화분과 꽃다발을 가져왔고, 기문이 화분을, 그리고 대광북부동문회에서 축하 화분을 보내왔다.

고마운 일이, 선정이 두 작품을 다 구입해갔다. 엄청 큰 금액으로. 참 고마운 사람이다. 돈을 받지 않아도 될 일이지만, 받기로 했다.

집에 화분이 많아 화분도 받지 않으려 했지만, .... 자꾸 늘어만 간다. 고맙다.

, 그리고 철수한 후에 박종인이 늦게 찾아 왔단다. 나중에 밥이라도 대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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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 이야기

울릉도여행

1일째(10. 17)

십여년 전에 흑산도 여행을 갔다 배멀미로 엄청 혼이나고 난 다음 바다여행은 꿈도 못 꾸고 있었는데, 이번에 애들이 울릉도를 가잖다. 지난 번 마을 여행때 키미테 붙이고 갔더니 멀미하지 않아 용기를 내서 따라 갔다.

아침 10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포항 내연산에 도착하니 오후 3시경이다. 애들은 18일 오전에 도착해서 간다지만 워낙 거리가 멀다보니 전날 가서 주변의 좋은 곳을 둘러 보기로 했다. 전에 지인 한 사람이 내연산이 그렇게 경관이 좋다고 말들을 하길래 용기를 내봤다.

포항의 寶鏡寺 주차장에 주차하고 전망대까지만 올라가기로 했는데, 거리가 3키로가 넘는다. 시간이 되는대로 가보기로 하자.

제일 먼저 나타나는 것이 개울에는 물이 없는데, 길가에 만들어 놓은 수로에 물이 엄청나게 흘러간다. 개울로 내려가는 물길을 도로 옆 수로쪽으로 돌려 놓았다. 괜찮은 아이디어다.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조금 올라가니 처음부터 나타나는 폭포가 두 줄기 쌍생폭포다. 계곡에 있는 12폭포 중에 첨 나타난 폭포다. 경관이 괜찮다. 이러저러한 폭포가 계곡속에 있다지만 다 보기엔 시간이 안될거 같다. 전망대까지만 가자. 주차장에서 거리가 약 3키로 정도. 무릎과 발목이 불편하다는 안식구 모시고 억지로 전망대까지 올랐다. 과연....

계곡의 건너편 까마득한 암벽 위에 웬 정자가 눈에 들어 온다. 이름이 선일대. 관악산 연주암에 비견하게 된다. 전망대는 유리도 깔아놓았는데, 아래를 내려 보니 경치가 참 대단하다. 큰 물줄기가 보이는데, 연산폭포란다. 그 쪽도 가 봤으면....名不虛傳. 올라 오기를 잘 했다. 우리나라 명승지가 많지만 이곳도 빠지지 않는 곳이다.

내려와 내일 떠날 포항여객선터미널 근처 숙소를 잡고 24시콩나물 국밥집에서 소주 한 잔과 저녁을 먹고 쉬었다. 내연산 참 좋다. 담에 기회가 있으면 12폭포를 다 둘러 봐야지.

 

2일째(10. 18)

9시까지 터미널에 와야 된다고 해서 7시에 콩나물 집에서 식사를 하고 터미널로 가니 애들이 먼저 와 있다. 마트에서 삼각김밥을 먹겠단다. 아침에 뜻뜻한 국물이 있어야 하는데....

걱정이 이삼일 동안 일기가 상당히 불순하단다.

옛날에 흑산도 갈 때 멀미로 쓰레기통을 안고 갔었는데, 비바람이 엄청나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귀미테 붙이고 950분에 엘도라도 익스프레스 호가 출발. 읽을 거리 보면서 3시간가까이 갔더니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했다. 걱정했던 멀미는 소식도 없이....

다음 날부터 그 다음 날 까지 비바람이 엄청나서 독도에 발을 디디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오후에 아예 독도까지 다녀 왔으면 좋겠다고 신서방이 말한다. 여기까지 와 독도에 발도 못댄다면 헛일 아니가.

승용차를 랜트해서 신서방 왔다갔다.... 그 좁은 울릉도 길 운전한다고 고생했다. 신서방.

민박집에 집을 내려 놓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저도항에서 독도행 배에 올랐다.

1시간 반 정도에 독도에 도착. 그림으로만 보던 곳에 도착하였다. 선객들 대부분이 태극기를 들고 왔다. 참 대단들하다. 어떤 사람들은 기타와 앰프로 가져와 머무는 30분동안 연주를 한다. 마음으로는 저 위 꼭데기 까지 올라 봤으면 했지만.... 참아야지.

다시 울릉도로 돌아와 민박집에 들어 가보니, 이건 뭐 특급 호텔이 따로 없다. 그 작고 좁은 집을 리모델링을 해서 깨끗하기가 짝이 없고, 위치가 높다보니 멀리 동해가 한 눈에 다 들어온다. 신서방이 친절한 택시기사에게서 알아 본 횟집에서 저녁을 실컷 먹고 숙소에 와 쉬었다. 바람도 엄청나고, 비도 역시 엄청나다. 낼 계획은 울릉도 주변도로 일주한단다. 날이 좋아얄텐데.

 

3일째(10. 19)

예상했던대로 비바람이 엄청나다. 모든 배는 정지되었고, 관광객들도 발이 묶였다. 밖에 나갔다 바람만 실컷맞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다 보니 큰 수족관에 문어 가득히 있다. 신서방이 문어 한 마리를 사 들고 집에 왔다. 점심은 문어로....그리고 집에서 갇혀 하루를 지냈다. 이날 이 신서방 생일이라 고깃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애들은 쪼코파이로 케잌을 만들고. 축하한다. 신서방.

 

4일째(10. 20.)

성인봉을 오르는 날이다. 작년에 3대가 한라산 백록담을 올랐는데, 성인봉도 만만한 높이가 아니다. 986미터라는데, 기계상으로는 1020이다. 저도항쪽에서도 오르는 길이 있다하여 점심 준비를 해서 6식구가 오르기 시작했다. 두 손녀에게는 만만한 길이 아니지.해변에서 오르기 시작하니 생다지로 1000미터를 오르는 것이니, 애들에게 얼마나 힘들 것인가. 그런데 이 길을 사람들이 많이 오르는 길이 아니다 보니 좁고 험한 길을 오르는 게 쉬울 리가 있다. 애들이 힘들어도 말 없이 오른다. 고맙다. 나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겠지만 너희들에게도 얼마나 큰 추억이 되겐니. 도동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나고, 또 두어번 쉬어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기록으로는 986미터라는데, 기계에는 1020미터란다. 얘들아 고생했다.

전날 내린 비로 시계가 확 튀였다. 참 아름답다. 이런 경관을 보기가 쉽지 않을 거다.

정상에서 인증샷, 그리고 조금 반대쪽으로 내려가지 나리분지와 동쪽바다가 시원하게 보인다. 참 좋다.

조금 아래쪽에 내려와 준비해 간 식빵 두어쪽씩 먹고 나리분지쪽으로 내려간다. 계획이 나리분지쪽으로 내려가 섬을 반대쪽에서 버스로 저동으로 오기로 했었다. 그런데 내려오다 보니 한쪽을 나리분지쪽이고, 한 쪽은 저동초등학교라는 이정표가 있다. 그러면 굳이 나리분지 쪽으로 갈 이유가 없다. 거리도 얼마되지 않는다. 그래 여기서 저동쪽으로 내려가자. 울릉도가 워낙 가파른 지형이라 올라가는 거 보다 내려오는게 더 힘이 든다. 그래도 두어시간 내려오니 바로 숙소에 도착한다. 참 다행이다.

저녁때까지 푹 쉬고 저녁은 통닭과 오삼불고기 파티를 벌렸다.

해운사에서 연락이 왔다. 원래 오후2시 출발인데, 오전 10시로 변경되어 출발한다고... 잘됐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야지.

 

5일째(10. 21)

포항으로 떠나는 날이다.

사동항까지 출발 한시간전에는 도착해야 하니, 7시에 일어나 아침 먹고, 8시반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저동을 출발해서 이번에 출발하는 항구는 사동항이란다.

울릉도 지형이 그렇지만 포구로 바로 갈 방법이 없다. 버스는 산쪽으로 한참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서 도동항으로 가고, 도동에서 다시 한참 올라가 사동쪽으로 간다. 그런데 길은 좁지, 길가에 세워 둔 차는 많지, 경사는 장난이 아니지... 이런 길을 운전하는 기사가 그저 존경스러워만 보인다. 섰다 갔다, 또 섰다 갔다. 도대체 이 기사들은 어떤 면허를 가지고 있는건가? 울릉도 골목길 운전면허..... 어렵사리 사동항에 도착, 탑승권을 사고, 오전 10시에 출발해서 포항에 도착하고. 다행이 이번에도 멀미없이 3시간을 견뎠다. 고맙지.

1시에 포항에서 또 콩나물 국밥으로 점심먹고, 경주 캔싱턴리조트에서 쉬었다. 원래 경주를 쭉 둘러 볼 계획이었는데, 모두 피곤해서 생략하고 하루를 푹 쉬었다.

 

6일째.(10. 22)

모두 집으로 향하는 날이다. 된장국도 끓이고, 라면도 끓이고...모두 아침 잘 먹고, 계산할 거 계산하고.....

아이들은 전남 장성 저희들 집으로, 그리고 우리는 우리집으로. 양쪽 다 3백키로가 넘는다. 서너시간은 족히 달려야 집에 갈 거 같다.

10시쯤 출발해서 집에 오니 오후 3시가 다 됐다. 오다 치과에 들러 실밥 걷어내고.

와서 보니 살찐이도 저희 집 지키고 있고, 닭들도 알을 여남은개 낳아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 얘들아 고맙다. 담에는 한 열흘동안 집 잘지키고 있어야 한다...

이번 여행의 목적이 세가지. 독도여행, 성인봉오르기, 그리고 울릉도 주변길 걸어보기 였는데, 아쉽게도 한가지를 못했다. 비바람이 그렇게 세니 주변길은 어쩔 수 없었다고 신서방이 말한다. 독도와 성인봉 두가지만 해도 백프로다. 고맙다.

3대가 같이 이렇게 추억만들기 한 것이 두 번째, 한라산에 이어 성인봉. 담은 어디로 하실래.

그래 이런 기회를 자꾸 만들어 주는 자네가 참 고맙다. 담에도 좋은 곳을 삼대가 같이 해보자. 나하고 가면 발목 아프다고 엄살 부리는 장모님, 이번에 그높은 산에 올라도 아프다는 소리 거의 안하더라. 모든 것이 신서방 덕분이다.

ㅣ내연산

ㅣ내연산
도동
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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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이야기

10. 23수 혈압이 170까지....

지난 9월부터 혈압계가 있는 곳에서 가끔씩 재어보면 140이 넘는 경우가 많았고, 오늘은 에코에서 재어보니 170이 넘는다. 평생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은근히 걱정이 된다. 보건진료소에서 다시 재어보니 150정도 나온다. 갑자기 날씨가 나빠져 비염이 심해지고 연방 콧물이 나온다. 붓글 쓰러 갔다가 콧물 때문에 도저히 안정이 되지 않아 글씨도 쓰는 둥, 마는 둥.

점심 먹고 동두천중앙성모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서 다시 재어보니 이번에는 140정도가 나온다. 심전도 검사해보니 심장의 두께가 평균보다 두꺼워 걱정이 된다고 하고, 혈관상태는 나이로 따져 89세 정도란다. 이렇게 비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는 첨이다.

소변검사와 엑스레이는 정상이고.

이 주일 약을 처방해 주면서 그때 와서 혈액검사와 심장초음파 검사도 해 보잖다.

혈압약 이름이 텔미트랜정인데, 보건진료소에 연락해 보니 진료소에도 그 약이 있단다. 이 약을 먹어보고 효과가 있으면 보건소에서 약을 받아야 겠다.

혈압관계로 걱정을 하기는 생전 처음이다. 이 약 먹고 정상으로 돌아 왔으면 좋을텐데.....

에필로그

약을 한 보름 먹으면서 혈압을 제어보니 120전후로 정상으로 나온다. 한달치 약을 더 지어 주는데, 더 먹으니 수치가 110이하로 내려간다. 약을 끊고 지금까지 거의 130 안팎으로 정상 수치를 나타낸다. 문제는 맘을 편히 가져야겠다. 늘 주특기로 좋게 생각하기를 잘 하면서, 아마 이때 맘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 있어 그랬던거 같다. 역시 맘이 편해야 된다. 그러면 병도 멀리 사라진다. 일체유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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